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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옥 화가 - 평론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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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良玉씨는 엉뚱한 데가 있는 사람이다

어느 조촐한 대학을 곧잘 다니다가 졸지에 그만두고 또 다른 대학으로 옮겼다가 아주 그만두어버렸다. 국악에 심취해서 거문고를 타고 해금소리를 해금보다 더 잘내고 청이 우렁차서 서양노래를 참 잘 불렀고 귀중본 고전 판소리판을 들으면서 엄청나게 모으기도 하였다. 박물관, 미술관, 고미술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거기 종사하는 사람을 찾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러면서 언제 틈이 났는지 동양화를 배우고 서예를 익히고 화구와 물감공부 등을 철저하고 꾸준히 하고 화론공부등을 하여 박식하고 행동거지에 거리낌이 없다. 그림도 자기 흥대로 그려 엉뚱한데가 있지만 자기 철학과 이론이 철저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 언제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은 동양에서도 사의와 사실과, 구륵법과 윤곽을 안 그리고 세선을 중첩하여 그리는 법과 몰골법등이 한데 어울어지는 경지를 나타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 동양이 서양에 조금도 뒤지지 아니 하는데도 자신도 또 많은 사람이 서양에 대하여 어디 좀 뒤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잘못된 생각을 자신있게 떨쳐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채색도 많이 사용하는데 비싼 진채를 많이 쓰고 채색을 겹치고 덧칠하여 그 번지는 맛과 스미는 깊은 맛에서 남종문인화에서 세필이 겹쳐서 형상을 이루는 사의적 의미를 찾고자 한다.


재료로서 먹과 진채와 아크릴과 유화재료도 씀으로서 개체와 개체가 이어지듯 여러 가지 설채가 어우러지면서 형체를 이루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자신은 동서양의 예술을 섭렵하였지만 우리 옛 그림 중에서 특히 민화에서도 조선 중기의 불교·유교서적의 판화에서도 우리 민속품에서도 불교 탱화에서도 그림의 소재와 그림이 지니는 형상과 의미를 찾고 있다고 하였다. 서울 어디에서나 얼마 떨어지지 아니한 곳에 아름다운 북한산 등 주위의 풍광을 가슴에 담을 수 있었던 옛날을 가슴에 담아서 자신의 화폭에 옮겨 가까운 사람끼리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고 하였다. 누구나 그림의 기본 소재는 자신의 안목을 통해서 보지만 소재에서 추구하는 또 다른 관점에서 자신의 그림으로 풀어내고져 하는데, 자신의 관점은 한국인의 안목을 통해서 한국인의 관점으로 풀어내고져 한다고 하였다.


자신의 그림에서는 꼭 필요한 공간(옛 개념 여백)을 많이 만드는데 그 공간은 채색된 공간으로 탱화에서 이르는 우림질과 같은 성격으로 선은 물론이지만 이 공간의 설채도 수십 번 붓질을 한다고 한다.


물감은 농채로 쓰지만 수채화 같은 담채로 쓰고 투명한 물감과 함께 과슈(gouache)와 같은 불투명한 색도 쓴다고 하였다.
그의 그림은 확실히 엉뚱한 데가 있고 그것이 특징이기도 하고 매력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엉뚱함이 순화되어 더 흔연한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의 그림은 우리 주위의 사실이 때로 시공을 초월해서 나타나지만 단순한 붓질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선도 면도 단순해서 일견해서 그림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단순함은 우리 전통미술의 큰 특징의 하나이지만 엉뚱한 것도 일탈과 익살과 해학과 파격과 상통하여 전통 한국미술의 특징이고 매력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그가 진정한 우리 그림의 한 갈피를 잡아 나가면서 우리 그림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모색하고 고민하고 있음을 본다. 그는 진심으로 너무 심각하게 우리 그림의 현재를 걱정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그림 공부를 이와 같이 이론과 실재와 깊은 사고를 병행한다. 지금 그의 그림에서 진정한 한국화가 나가야할 한줄기 희망을 엿볼 수 있지 아니한가.


그러나 아직은 그의 가슴속이 지구가 갓 태어난 그때의 혼돈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얼마 아니하여 廣大無邊의 대우주 속에서 오직 하나 축복받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그지없이 아름다운 이 지구와 같은 별이 형성되듯이 그의 그림이 혼돈을 걷어내고 정리하여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때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


미술평론가 정 양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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